HOME >> HOT ISSUE
 '그 사람'하면 기억나는 멋진 일 하나를 꼭 기획하라
 

'그 사람'하면 기억나는 멋진 일 하나를 꼭 기획하라

얼마 전 나는 홈페이지에 이런 광고를 하나 내보냈다. ‘당신이 회사를 떠나기 전 꼭 해보고 싶은 일 하나’를 공유해보자고 말이다. 뻔한 일상 속에 황금 소나기 같은 환희를 뿌려줄 멋진 일 하나를 기획하다 보면 우리는 갑자기 기쁨으로 삶을 칭송할 수 있으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50여개의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 중에서 ‘어, 이거 괜찮은데. 꼭 한 번 해 보고 싶은데’ 하는 매력적인 제안이 있었다. 이런 것이었다.

휴식년이 있다면 좋지만, 없다면 6개월쯤 휴직을 하라. 그리고 홀로 여행을 떠나라. 그 대신 여행 중에 입는 옷이나 가방 모자 등에 개인적으로 회사를 홍보할 수 있는 유혹적인 문구를 만들어 새겨 넣어라. 세계를 떠돌고, 세계의 젊은이들을 만나고, 번지 점프를 하고, 사파리를 가고, 록밴드에 몸을 흔들고, 알래스카에서 개썰매를 탈 때, 어디서 무엇을 하든 마치 회사의 개인 홍보대사처럼 회사의 상징물과 상징어가 적힌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액세서리를 달고 다녀라. ‘Creative Samsung. Wind from Cool World LG. Call me SK’ 등등. 그리고 생각해보라. 이 회사가 내게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내 삶 속에서 누구일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 그리고 그을린 얼굴로 귀환하라. 회사의 인트라넷에 곳곳에서 즐겼던 모습을 나눠보자. 나는 그의 짜릿한 여행 계획에도 끌렸지만 회사를 사랑하는 회사인임과 동시에 철저한 개인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균형인으로서 삶에 대한 기획이 맘에 들어 박수를 보냈다.

나도 회사에 있는 동안 기억나는 일을 몇 개 만들어 두었다. 그 중에서 한 가지 꽤 멋진 일은 아주 특별한 상을 만들어 둔 것이다. 상은 회사가 혹은 윗사람이 아래 사람에게 주는 인정의 한 방식이다. 나는 이 통념을 바꾸었다. 동료가 동료에게 주는 상을 만들어보자는 기획이었다. 그래서 누구든 동료로부터 훌륭한 서비스를 받았다면 그 일을 그저 넘기지 말고 공식적으로 포상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작동 방식이다. 영업부에 있는 한 직원이 고객사에 자사의 경영혁신 사례를 소개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경영혁신부서의 한 직원에게 시간을 내어 고객사에 가서 1시간 사례발표를 해 주기를 요청했다. 그 직원은 고객사 사례발표가 자신이 해야 할 고유 업무는 아니었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감동적인 발표를 해주었다. 결국 그 영업직원은 고객사로부터 계약을 따냈다. 이때 그는 계약이 맺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 경영혁신부서의 직원에게 공식적으로 감사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저녁을 사는 것 말고 좀 더 비중 있게 이 일을 공식화 해보고 싶은 것이다.

이 때, 그는 자신을 도와 준 직원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그 편지의 사본을 인사부와 그 직원의 관리자와 자신의 관리자에게 보낸다. 그러면 인사부에서는 도움을 준 직원에게 회사 이름으로 만 원짜리 상품권을 한 장 보내 준다. 이런 식으로 누구나 자신이 동료로부터 훌륭한 서비스를 받았다고 여기면 즉시 그 도움에 대한 감사를 할 수 있다. 만원짜리 상품권은 극히 소액이다. 그것은 미미한 감사의 표시지만 이것은 다음 단계를 통해 멋진 포상으로 연결됐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시무식을 갖게 되는데, 이 시무식 자리에서 사장은 전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동료가 뽑은 최고의 인물’을 선정해 시상하게 된다. 이때 기준이 바로 동료로부터 얼마나 많은 감사상을 받았는가 하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로부터 수십개의 감사상을 받은 직원도 있었다. 이 상은 누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부담 없이 고마움을 표시하는 도구로 쓰였다. 나도 여러 번 받았고 여러 번 내 동료를 위해 써 보기도 했다. 아주 작은 것이었지만 감사의 편지를 받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고, 동료가 내 서비스에 대해 이렇게 고맙게 생각해준다는 것에 도리어 매우 고맙게 여기곤 했었다.

잘 만든 제도는 프로모션을 할 필요가 없다. 이 상도 별도로 권장을 하지 않아도 직원들이 좋아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작동됐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동안 처음 아이디어를 낸 나도 늘 흐뭇했다.

칠레의 열혈 시인 네루다의 시를 읽을 때 나는 남미의 붉은 태양처럼 살고 싶어진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리얼리스트가 아닌 시인은 시인이 아니다. 그러나 리얼리스트에 불과한 시인도 시인이 아니다.’ 이 말은 네루다만큼이나 뜨거운 또 한 명의 혁명가, 죽는 순간까지 네루다의 시집을 가지고 다녔던 체 게바라의 다음과 같은 말로 더 완벽하게 이해된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마음속에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품자.”

우리는 회사라는 현실 속에 산다. 회사는 밥이고, 일상이고, 땀이고, 속박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지쳐있고, 반복적이고, 눈치보고, 할 말을 참는다. 현실은 우리가 리얼리스트가 되도록 한다. 좋다.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땅에 뿌리내린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꿈을 꾸자. 하늘로부터 받은 모든 영감을 동원하고 지혜를 빌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기도해 보자. 그 일이 나를 자랑스럽게 만들도록 특별한 생각을 내 현실 속에 구현해 보자. 이때 우리의 현실은 살만한 것이 되고 우리의 생각은 새로운 현실이 된다.

이쯤 되면 나는 세상이 만들어주는 대로 사는 수동성을 벗어나 세상 속에 나의 생각 하나가 숨쉬고 자라나게 하는 작은 제국 하나를 건설하게 된다. 내 마음대로 작동하는 우주 하나가 생겨나는 것이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대표, 변화경영사상가

- 출처 : 월간 혁신리더 2009년 7월호 -

 
 
 
 
 
 
회사소개 I 이용약관 I 개인정보보호정책 I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I 제휴안내 I 고객센터
 
150-869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01, 8층 KMAC
사업자 등록번호 : 116-81-29581
문의 : mailadmin@kmac.co.kr
copyright(c) KMAC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